인생 첫 국내 비행기를 타보다.

2025-08-26 (화)

나는 인생에서 비행기를 탈 기회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국내 어디를 가든 상황에 따라 기차나 버스를 이용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개인 자동차를 타고 목적지에 가는 것이 더 익숙했다. 특히 캠핑과 낚시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차를 타고 여행하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고, 그런 취향이 지금의 습관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물론 직접 운전해 장거리를 이동하는 것은 힘들고 고단할 때도 있지만, 운전하는 것 자체를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그마저도 즐겁게 느껴질 때가 많다.

 

하여튼 일 때문에 부산으로 가게 되었는데, 당연히 기차(KTX)를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같이 가게 된 직원이 비행기를 이용해 보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주어, 얼떨결에 첫 국내 비행기를 타게 될 계기가 생겼다. 마침 지하철로 가장 가까운 곳은 김포공항(서울)이었고, 도착지점인 김해공항(부산) 역시 지하철 교통수단이 잘 되어 있어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항공권을 예약할 수 있는 다양한 업체(어플)가 있지만, 처음이라 비행기 예약은 「네이버 항공권」 웹 홈페이지에서 진행했다. 생각보다 놀랐던 것은 할인석을 잘 활용하면 KTX 기차표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훨씬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시간과 비용을 모두 절약할 수 있다면 활용하는 것이 당연한 선택일 것이다!

 

원래는 순차적으로 예약, 체크인, 비행기 탑승 전 주의사항 등을 미리 정리해두려고 했으나, 전날 누적된 피로와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첫 비행기 탑승에 대한 불안과 기대가 뒤섞이며 다양한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첫 소풍을 앞둔 기분으로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했고, 결국 부산으로 가는 편도에서는 경황이 없어 사진을 거의 찍지 못했다. 이에 대한 내용은 돌아오는 편도에서 다시 설명하도록 하겠다.

 

◈ 편도 김포공항(서울) → 김해공항(부산)

 

비행 직전의 모습이다. 그날 오전, 새벽 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했지만 다행히 출발하기 전에는 빗줄기가 한층 잦아들어 소강상태였다. 체크인에서 발급받은 항공권 티켓(탑승권)을 보면 탑승구 게이트(Gate)가 표시되어 있는데, 해당 위치로 이동해 대기하고 있으면 시간대가 되면 승무원분들이 탑승 안내를 시작한다. 비행기는 이미 대기 중이었고, 통로를 통해 바로 탑승할 수 있었다. 이때 승무원분이 탑승권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 최종적으로 좌석에 앉아 비행을 준비할 수 있다. 비행기 내부에서는 이미 엔진 시동이 걸려있는 듯한 미세한 진동음이 들렸고, 아마도 출발 전 예열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비행기가 빠르긴 하지만, 기차와는 달리 수속 절차가 많기 때문에 출발 최소 1시간 전에는 공항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예약을 완료하면 카카오톡으로 관련 안내 메시지가 지속적으로 오기도 한다. 들고 갈 짐이 많다면 수하물 반입 절차가 번거로울 수 있어 당일 방문인만큼 작은 서류 가방 하나만 들고 갔다.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활주로가 이렇게 길 줄은 정말 몰랐다. 이륙하기 전까지 약 10분 정도는 활주로로 이동하는 시간인 것 같다.

 

 

드디어 활주로에서 이륙 준비가 끝나자마자 하늘을 향해 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는데, 이때 느껴지는 순간 가속도가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여기에 엔진이 회전하는 굉음과 비바람을 뚫고 올라가는 난기류 때문인지, 기체가 생각보다 훨씬 크게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비행기에 익숙한 사람이라도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말없이 침묵하고 있었고, 그래서인지 오히려 기내가 이질적으로 고요하게 느껴졌다. 참고로 직접 이륙 시간을 재보니 약 35~45초 만에 비행기가 활주로를 벗어나 하늘로 떠올랐다. 짧지만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순간이었다.

 

그다음은 정신없이 하늘 구경을 하다가, 절경이 보일 때마다 사진을 찍느라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누가 봐도 비행기를 처음 타보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지만, 평소에 늘 보던 구름과 도시 풍경이 높은 하늘 위에서 보니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 겉으로는 태연한 척했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신기하고 즐거운 감정을 감추기 힘들었다. 그렇게 창밖 풍경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1시간 만에 김해공항에 도착해 있었다. 준비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 비행시간은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은 것 같았다.

 


◈ 편도 김해공항(부산) → 김포공항(서울)

덕분에 오전에 업무를 빠르게 마칠 수 있었고, 다음 편도 비행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직원과 함께 점심을 먹기로 했다. 부산 서면역 근처에서 유명한 낙곱새 맛집을 방문해 맛있게 식사한 뒤, 시원한 카페에서 커피까지 야무지게 즐겼다. 이후 개인적인 이야기와 업무 관련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가, 미리 1시간 전에 김포행 비행기 체크인을 하기 위해 공항으로 돌아왔다.

 

① 비행기 항공권 예약하기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네이버 항공권이나 다양한 어플을 통해 탑승권을 예약할 수 있다. 이후 나는 트리플(TRIPLE)이라는 어플에 가입해 예약 내역을 확인했으며, 이전부터 사용 중이던 NOL(야놀자) 계정과도 연동이 가능했다. 앞으로 비행기를 자주 이용할 것 같아, 포인트를 모아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② Self Check-In 이용하여 항공권 탑승권 발급받기

 

아직 김포공항과 김해공항만 가봐서 다른 곳은 잘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1층은 하차 게이트, 2층은 탑승수속(셀프 체크인), 3층은 탑승 게이트로 구분되어 있는 것 같다. 예약을 하지 않았다면 2층에 있는 각 항공사 매표소에서 직접 구매하면 되고, 예약을 이미 완료했다면 셀프 체크인 기기에서 항공사(티웨이, 에어부산등)를 선택한 뒤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아래와 같이 탑승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 체크인 기기는 충분히 많이 배치되어 있으니,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안내문과 주의사항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 할인석은 지정석이 아니라 랜덤으로 배정되는 것 같던데, 당일 출발 전까지 예약되지 않은 좌석이나 빈좌석이 남아 있다면 좌석 변경이 가능하다. 다행히 나도 운 좋게 창가(Window) 좌석이 남아 있어서 변경할 수 있었다.

 

 

③ 탑승 게이트로 들어가기 위한 체크인 하기

 

이제 탑승권을 발급받은 후, 입구 앞에 도착하면 본인 인증을 위해 유효 신분증이 필요하다. 신분증은 여권,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을 말하며, 미성년자의 경우 학생증이나 가족관계증명서를 지참하면 된다. 바코드나 모바일로 탑승권을 발급받았다면 QR코드를 스캔해야 하며, 본인 확인을 위해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를 물어볼 수 있다.

 

공항 이용객이 많은 날에는 대기줄이 길어질 수 있으므로 최소 30분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다. 비행기를 자주 이용할 계획이 있다면 바이오 인증을 등록해 두는 것도 편리하다. 등록 고객은 전용 게이트를 통해 별도의 대기 없이 빠르게 통과할 수 있다고 하니,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등록해 봐야겠다.

 

④ 보안 검색 (수하물 검사)

 

체크인을 마치면 이제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개인이 소지한 물품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며, 가방이나 캐리어 등은 엑스레이 장치를 통해 검사를 받는다.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는 개별적으로 모두 꺼내어 제출해야 하며, 몸에 착용한 금속류를 최대한 제거한 뒤 금속 탐지기를 통과하면 반대편에서 다시 물건을 회수할 수 있다. 다만 라이터 같은 화기류나 나이프 등의 위험 물품은 압수되거나 반입이 제한될 수 있다.

 

특히 보조 배터리(휴대용 충전기) 관련 규정은 자주 변경되는 편인 것 같다. 예전에는 단락(합선) 방지를 위해 충전 단자 부분을 절연 테이프로 감싸고, 파우치나 비닐 주머니에 개별 보관한 뒤 본인이 직접 휴대해야만 기내 반입을 허용했었다. 그러나 최근 규정이 또 변경되어, 비닐 주머니는 필요하지 않고 충전 단자 부분만 절연 테이프로 막은 상태라면 기내 반입이 가능하다. 물론 용량도 100Wh 이하가 되어야 특별한 제한(1인당 5개 이하)이 없다.

 

당일 업무로 다녀오는 일정이라 불필요한 검색을 피하고자, 출발 전 스마트폰을 100% 충전해 둔 뒤 보조배터리를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

 

⑤ 탑승 게이트 이동 (대기)

 

수하물 검사까지 모두 통과했다면 이제 딱히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출발 시간을 기다리는 일만 남는다. 비행기 안에도 화장실이 있긴 하지만 좌석 간격이 좁아 이동이 불편하므로 미리 볼일을 해결하고 탑승하는 것이 좋다. 국내선은 대부분 약 1시간 정도면 목적지에 도착하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다. 다만, 간혹 비행기 상황에 따라 탑승 게이트가 변경되는 경우가 있으니, 안내 문자가 오는 경우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⑥ 탑승 완료 및 승무원 안내

 

일반적으로 비행기 탑승 시작은 출발 예정 시간 기준 약 20분 전부터 진행되며, 출발 예정 시간 10분 전까지 완료된다. 만약 이 시간 내에 탑승을 완료하지 못하면 개인 책임으로 간주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다만 공항에서는 늦은 승객을 위해 마지막까지 탑승을 돕기 위해 방송 안내를 진행하기도 하므로, 대기 중일 때는 마지막 탑승까지 집중해서 듣는 것이 좋다.

 

탑승할 때는 탑승권이나 모바일 티켓을 비행기 탑승구 입구에 있는 승무원에게 제시하면 된다. 이후 안내에 따라 본인의 좌석으로 이동해 짐을 정리하고 착석하면 탑승 준비가 완료된다. 모든 승객이 자리에 앉으면 승무원은 비행기 이륙 전 안전 수칙을 설명하고, 비상시 탈출구 위치 및 주의사항을 안내한다.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스마트폰을 비행기 모드로 전환하면 된다.

 

이후 즐거운 비행 사진 촬영


비록 일 때문에 비행기를 탄 것이었지만, 제법 신선한 느낌으로 비행을 즐길 수 있었다. 주변에서는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지만, 이상하게 나는 아직까지 해외에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도 있겠지만, 아마 나는 자동차를 몰고 직접 산이나 바다로 떠나는 여행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국내에도 아직 가보지 못한 명소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당장은 해외에 대한 계획이 없지만, 이번에 국내선을 경험해 보면서 문득 생각했다. "언젠가 나이가 조금 더 들고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면, 그때는 나도 해외로 한번 쯤 나가보고 싶어 질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일이 많아지고 변화가 커지면서 심리적인 소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쉬는 날이나 주말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날이 많아졌다. 다시 한번 번아웃이 찾아오는 것 같은 기분이다. 그래도 매일 반복해 오던 생활 습관 덕분에 버티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다다른 듯하다.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다시 집중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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