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 구룡포항 낚시 캠핑

    2022-08-12 (금요일) ~ 2022-08-14 (일요일)

     

    이번에는 내가 회사 일주일 여름휴가로 부모님 고향집 대구에 내려가기로 했다. 휴가 때마다 부모님과 항상 2박 3일로 캠핑을 가는데 최근 통영, 거제도, 남해 위주로 가다가 오랜만에 대구와 가장 가까운 동해 포항 쪽으로 놀러 가기로 했다. 어머니께서 아직 일을 하시기 때문에 보통 퇴근하고 준비하면 금요일 오후 8시쯤 출발을 한다. 물론 샤니와 함께~

     

     

    대구와 포항까지는 도로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느긋하게 가도 대략 1시간 30분이면 도착한다. 그전에 꼭 한번 휴게소에서 샤니의 상태를 한 번씩 확인한다. 마음 같아서는 옆에 태우고 싶지만 개 특성상 탈것에 약하면 켄넬에 넣어서 안전하게 이동하는 게 좋다. 켄넬에 있는 게 좀 더 안정감도 있고 샤니도 이게 편한지 조용하게 말썽 부리지 않고 따라온다. 

     

     

    이번에 도착한 장소는 포항에서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구룡포항이다. 구룡포 시장도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사진은 건너편 방파제에서 찍은 모습이다. 오후 10시쯤 되었던 것 같은데 여전히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정겨우면서도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금요일 밤에 오는 이유는 사람이 없기도 하고 다음날 하루를 편하게 놀기 위해서다. 며칠 동안 햇빛과 비바람을 막아줄 베이스 캠핑을 치고 바로 낚시 세팅을 하였다. 해당 장소는 캠핑하면서 바로 옆에서 낚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좋은 장소다.

     

     

    낚시를 자주 다니시면 아시겠지만 의외로 야밤에는 낚시가 잘되지는 않는다. 넣자마자 간간히 입질을 하긴 했는데 짧은 입질을 낚으면 대부분 작은 장어나 보리멸이 나왔다. 보리멸은 마침 6~8월 산란기라 가장 많이 잡힐 때다. 해당 장소가 아무래도 밑걸림 없는 모래바닥이라 초봄에 오면 봄 도다리나 광어를 노리면 좋을 것 같다. 1시간 정도 놀다가 피곤함이 몰려와서 조용한 바닷소리를 들으며 하룻밤을 보냈다.

     

     

    아침에 일찍 눈을 떴는데 입추(가을이 시작하는 날)가 지나서 그런지 제법 쌀쌀했다. 또한 짙은 안개가 햇빛을 막아줘서 상쾌한 아침으로 시작을 했다. 부모님은 아직 주무시고 계셔서 혼자 심심함에 낚시를 시작하였다. 미끼를 넣자마자 보리멸의 행진이었는데 생각보다 씨알이 굵어서 그런지 작은 손맛을 느낄 수 있었다.

     

     

    샤니가 궁금한지 보리멸을 뻔히 쳐다보고 있다. 너 설마..

     

     

    야! ㅋㅋ

    하는 순간 바로 입에 넣으려고 하다가 바닷물이 짜서 그런지 입맛을 다시고 있다.

     

     

    아버지까지 가세하여 고등어 채비를 이용해 전갱이와 고등어도 잡기 시작했는데 해당 어종은 여기서는 씨알이 작아서 대부분 방생을 했다. 구석에 있는 해산물은 처음에 멀리서 볼 때는 군소인 줄 알았는데 엄청나게 큰 바다 고동이었다. 물 위까지 끌어올릴 때는 대어인 줄 알았는데 제대로 낚시를 당했다. 샤니는 여전히 호시탐탐 노려보고 있다.

     

     

    낚시꾼의 주적 복어 바로 방생, 샤니야 이거는 안돼!

     

     

    낚시를 하던 도중에 고령의 해녀분께서 해산물을 채취를 하고 계셨다. 처음으로 숨비소리(잠수했다가 물에 떠오를 때 내뱉는 휘파람 소리)를 들어보았다. 일반적인 휘파람이랑은 다르게 매우 청량하고 깔끔한 삐익하고 높은 소리를 내셨는데 신기한 경험이었다. 인사를 드리고 낚싯줄에 방해될까 봐 걷어드리려고 했으나 괜찮다고 하셨다. 지나가다가 문어를 발견하셨는데 뜬금없이 우리 주신다고 하여 고맙게 받았다. 내장을 바로 따고 주셔서 나중에 간식으로 맛있게 튀겨 먹었다.

     

     

    보리멸과 문어 튀김!

    군침이 싹 도네

    ㅋㅋ

     

     

    잠시 휴식시간

     

     

    그러고 보니 오기 전에 엄청나게 많은 테트라포드가 쌓여있었는데 마침 방파제 보강작업을 하시는 분들이 바로 옆에 크레인선을 정박하였다. 우리는 오른쪽 가장 끝자리라 방해되지는 않아 철수할 필요가 없어 다행이었다. 지게차로 몇 톤이나 하는 테트라포드를 하나씩 옮기고 계셨는데 오늘 바다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리고 때마침 해녀분께서 해산물 채취가 끝나고 걷어 올려야 하는데 너무 양이 많아 무거우실 것 같아서 도움을 드렸다. 아버지께서 멍게가 먹고 싶어 그 자리에서 만 원어치 구입을 하려고 했는데 도와줬다고 다 먹지도 못할 양을 통발에 담아주셨다. 멍게랑 바다 고동 그 비싼 성게까지 만국 공통 할머니 무한 인심에 어쩔 줄을 몰랐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할머니의 연세가 거의 아흔(90)이 다돼가신다고.. 그럼에도 해녀일을 호탕하게 웃으시면서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오후 늦게는 소나기성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셸터형 텐트는 방수 효과가 아주 좋아서 웬만한 비바람은 간단하게 막아준다. 덕분에 맑은 바다 빗소리를 들으면서 힐링을 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캠핑의 묘미 먹자 파티를 시작하였다.

     

     

    와.. 이때까지 캠핑 다닌 것 중에서 가장 초호화 상차림인 것 같다. 어머니께서 음식 조리 기다리는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 싱싱한 멍게와 삶은 바다 고동, 염통과 대패삼겹살 볶음 등 지금 사진만 봐도 군침이 돈다. 얼음에 담가 둔 맥주를 부모님과 함께 건배하고 마시는데 얼마나 맛있던지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랴.. 양이 너무 많아서 주위분들에게 나눠드리기도 했는데 그래도 다 먹지 못해서 일부 남은 음식은 내가 싸들고 올라가기로 했다.

     

     

    샤니도 배부른지 편하게 쉬고 있다.

     

     

    다음날 아침 철수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낚시 캠핑을 즐기러 왔다. 그러는 와중에 샤니는 이제 피곤한지 대자로 뻗어 자고 있다. ㅋㅋ

     

     

    마지막으로 우리가 있던 자리의 모든 쓰레기를 봉투에 담아 깔끔하게 정리하여 가져 갔다. 그 이전에 여기서 놀던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가 많았었는데 전부 치우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반경 몇 미터 내에는 싹 처리하였다. 특히 담배꽁초가 왜 그렇게 많은지.. 제발 일부 몰상식한 분들 때문에 올바르게 캠핑하시는 분들에게 같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

     

     

    그럼 모든 사람들이 클린 한 캠핑문화 정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원하며

    샤니의 모습으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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