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 사진3리방파제 낚시 캠핑

    『2023-03-03 (금요일) ~ 2023-03-05 (일요일)』

    작년 10월 이후로 6개월 만에 캠핑을 가게 되었다. 부모님도 이제 연세가 있으시고 한 여름과 겨울은 되도록 피해서 캠핑을 하기로 하다 보니 정말 오랜만에 가는 기분이다. 마침 날씨도 많이 풀리고 휴가로 금요일과 그다음 주 월요일 연차를 써서 좋은 기회를 만들게 되었다. 목요일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내려오고 금요일 준비후 저번에 가지 못했던 영덕 「사진 3리 방파제」로 출발하였다. 이번에는 고향집에서 출발하다 보니 3시간 내로 도착하였다.

     

     

    역시 아직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밤에 노지 캠핑하시는 분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덕분에 항상 치던 좋은 자리를 선점할 수 있었다. 바람이 많이 불긴 했지만 방파제가 어느 정도 막아주기 때문에 텐트 치기도 용이하다. 2박 3일 동안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를 책임질 「루이지 쉘터(LUIGI SHELTER)」, 하도 많이 치다 보니 이제는 숙련된 조교 실력으로 1시간 내에 모든 준비를 마친다. 입구 왼쪽에는 아버지가 구입한 미니 랜턴이다. 유튜버들이 캠핑할 때 비싼 돈 주고 왜 거나 싶었는데 막상 보니 이해가 되었다. 입구에 은은한 불빛 하나 있을 뿐인데 먼가 모를 감성이 느껴진다.

     

     

    여기서 노지 캠핑을 하면서 거의 유일하게 테트라포트가 아닌 편하게 포인트를 노릴 수 있는 장소이다. 내부 정리를 마무리하는 동안 미리 낚싯대를 던져놓았다. 당시 자정이 다 된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해안 도로가 이렇게 밝았나 싶었는데 이걸 또 사진으로 담으니까 절경이다.

     

     

    여기가 사진 3리 방파제로 들어오는 입구, 안으로 들어오면 생각보다 넓다. 그래서 텐트를 치기보다는 왼쪽의 캠핑카나 트레일러(카라반) 차박으로 더 인기가 많다. 한 중간에는 낮에 마을버스 터닝포인트로 되도록 비워두는 게 좋다. 또한 3월 중순 ~ 4월까지는 미역 철이라 해녀분께서 직접 채취한 돌미역을 말리기 위한 공간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어민들에게 방해를 주지 않게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이때의 동해 방파제 라인은 거의 다 미역을 건조한다고 보면 된다.

     

     

    아니 진짜 미니 랜턴 하나 걸었을 뿐인데 이렇게 분위기가 달리지나 싶다. 오른쪽에는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더 뉴 모닝! 최소 2년 이상 타고 다녔는데 출퇴근으로 이용하는 것보다 놀러 다니는 용으로 더 많이 달리는 것 같다. 간혹 출장을 가는 경우도 있어서 동해 남해 서해 최소 한번 이상은 장거리로 다 가본 것 같다. 이제 나름 정이 들기도 했고 아직까지는 큰 사고 없이 잘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큰 볼일이 보고 싶어서 화장실 가는 도중이었는데, 밝은 불빛이 보이길레 길 따라가 봤더니 작년 10월에 올 때는 없었던 이쁜 LED 물고기 야경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 근처에 야간 드라이브를 하게 된다면 축산항에서 사진 3리 방파제 가는 외각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구경할 수 있다.

     

     

    샤니 첫 등장! 이전에 군복을 입힌 사진을 올린 적이 있는데 업그레이드 돼서 등에 태극마크와 모자에는 병장 마크가 달려있다. 덩치가 제법 있어서 누가 보면 군견 아니냐는 착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머니가 직접 만드신 옷인데 정말 핏이 딱 맞게 만들어져서 샤니도 큰 거부감 없이 잘 입고 다닌다. 외견은 진돗개 피를 진하게 물려받았지만 순수혈통은 아니며 시고르자브종이다.

     

    내부 저 빨간색 텐트는 나름 이름이 알려져 있는 「스위스알파인클럽」의 「베가(VEGA) 텐트(RED)」다. 궁금하신 분은 검색에 참고, 원래 백패킹용인데 쉘터 안에 잠자리로 같이 활용하고 있다. 수납하면 2KG 내로 엄청 가볍고 생각보다 튼튼하다. 플라이시트는 폭우까지 버틸 수 있는 방수 코딩처리가 되어 있어 겨울 빼고는 봄, 여름, 가을 3 계절 내내 편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아버지와 오랜만에 야외에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잔을 하기 위해 술안주로 대패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이것을 위해 캠핑용 멀티 그리들팬도 구입하셨다고 한다. 자정을 넘긴 시간이라 많이는 먹지 않고 적당히 취기가 올라올 때쯤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타닥거리는 소리와 함께 은은한 불꽃이 일렁거리며 붉은빛이 눈에 들어왔다. 아버지가 직접 만드신 미니 화덕이다. 전부 스테인리스로 된 찜기 받침대, 원통 수저 및 뚜껑, 그릇으로 다이소에서 흔히 파는 재료를 합쳐서 만드셨다고 한다. 우리 집안은 대체로 손재주가 좋은 것 같다. 신기한 게 불멍은 멍 때리면서 계속 보다 보면 심적 안정감이 느껴진다. 태우는 재료는 나무젓가락인데 다이소(이쯤 되면 다이소 만능) 거는 싸게 묶음으로 팔아서 미니 화덕에 딱 맞는 재료인 것 같다. 장작 및 숯보다는 연기도 거의 안 나고 빨리 타서 좀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역시 아침 바닷바람은 정말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준다. 사진만으로도 눈과 마음이 정화된다. 일어나자마자 따뜻한 커피 한잔 때리고 본격 낚시를 시작했다. 바로 밑으로 내려가면 편하게 구멍 치기도 가능하다. 3월 이 자리에서 노리는 어종은 거의 「쥐노래미」다. 친척 격인 「노래미」도 있는데 지역에 따라 「놀래미」, 「놀래기」라고도 불린다.  두 종이 거의 비슷해서 일반 사람은 구별이 힘들다. 굳이 비교하자면 쥐노래미가 좀 더 색이 노랗고(어둡고) 줄무니가 점박이 형태로 되어 있는 것 같다. 산란기인 11~12월은 금어기로 피하는 게 좋다. 이때가 지나고 2~3월쯤 되면 제법 커다란 쥐노래미도 잡히며 살이 많이 차올라 있어서 괜찮은 횟감으로 최고다. 하지만 그날은 아쉽게도 횟수로는 많이 잡았지만 대부분 10~20cm의 작은놈들만 잡혔다. 방생해주고 싶은데 미끼 바늘을 계속 목 깊숙이 삼켜서 빼내도 오래 못 사는...

     

     

    샤니를 아침에 산책 좀 시키고 의자에 앉혔더니 이게 편한지 어느 순간부터 얘기 안 해도 지가 직접 올라가서 천역덕스럽게 누워있다. ㅋㅋ

     

    낚시가 질릴 때쯤 배가 고파져서 먹자 파티를 시작했다. 여분으로 사두었던 삼겹살과 원래 찌개로 먹을 앞다리살도 다 같이 넣어 구웠다. 그리고 이 그리들팬 생각보다 괜찮다. 눌어붙지 않고 적당히 열기가 전달돼서 그런지 쉽게 타지도 않는 것 같다. 중간에는 어머니가 고안한 된장 소스다. 얇게 썰은 고추와 마늘을 넣고 고춧가루를 약간 넣으셨는데 쌈장이 필요가 없다. 있는 그대로 소스에 찍어먹으면 삼겹살이 입에 살살 녹는다. 사진만 봐도 입에 침이 고인다. 또 먹고 싶다. 오른쪽에는 아버지 술감으로 그나마 제일 큰 쥐노래미 두 마리 회를 쳤다. 이제 어느 정도 숙련도가 올라서 손실 없이 나오고 있다. 아직 이쁘게 써는 방법은 잘 모르겠다. 큰 게 잡혔다면 회덮밥 또는 물회도 해먹을 생각이었는데 다음 기회를 노리자.

     

     

    대구에서 제일 가까운 바다가 동해 쪽이라 포항 아니면 영덕 쪽 방파제 라인은 거의 한 번씩 다 둘러보았지만 여기가 TOP3안에 들 정도로 가장 마음에 드는 곳 중 하나다. 머랄까 작은 해안 마을이 정감이 간다고 할까, 주민분들도 낚시에 대해서 큰 터치 없이 관대한 것 같다. 시에서도 상시 관리를 하고 있는지 깔끔하다. 사실 대부분의 조사님들은 언덕 끝 왼쪽 방향의 테트라포트로 가시는데 여기 3월은 「학꽁치」  나 「벵에돔」 가끔 「감성돔」도 나오다 보니 꽤 알려진 장소인 것 같다.

     

     

    슬슬 철수 준비 중인데 날씨도 포근해서 잠이 막 쏟아지는 샤니 아주 의자가 자기 침대여 ㅋㅋ

     

     

    그때! 여기서 자주 만나시는 아저씨께서 우리가 원하던 대형 쥐노래미를 건져 올리셨다. 크.. 최소 40cm는 돼 보이는 크기였는데 이거 하나면 회 한 접시는 뚝딱인데, 대체로 우럭처럼 테트라포트나 암초 같은데 있는 애들이 힘도 좋아서 30cm 이상만 돼도 손맛이 아주 좋다. 다음에는 아버지와 꼭 잡고 말 테다.


     

    마무리는 항상 누가 왔는지도 모르게 깔끔하게 정리하기!

    다음에는 거제도쪽으로 한번 놀러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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