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존제산) - 하느제 캠핑장 방문 후기
- ◈『Daily』/낚시&캠핑
- 2025. 11. 15.
2025-10-25 (토요일) ~ 2025-10-26 (일요일)
작년 이맘때 캠핑을 갔다가 아버지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지신 이후로 한 번도 캠핑을 가지 못했는데, 문득 예전에 지인 형님과 했던 약속이 떠올라 오랜만에 전라도 광주로 가보기로 했다. 24일 금요일에 회사 회식이 있었지만 술은 마시지 않고 일찍 자리에서 빠져나와 늦게 출발했음에도, 고속도로가 막히지 않아 과속을 조금 한 덕분에 약 3시간 30분 만에 생각보다 일찍 광주에 도착했다. TMAP 점수가 1점 깎인 건 안 비밀. 만나자마자 가볍게 인사드리고, 너무 피곤해서 곧장 형님 댁에서 취침했다.
원래는 형님이 아침에 개인 볼 일이 있어, 나는 집에서 혼자 대기하려고 했는데 둘 다 아침 9시 언저리까지 늦잠을 자버렸다. 이미 늦은 김에 괜히 서두르지 않기로 하고, 느긋하게 준비해서 출발하기로 했다. 일주일 전에 급하게 예약을 하다 보니 웬만한 괜찮은 캠핑장은 이미 자리가 다 풀 예약상태였고, 검색이라도 하지 않으면 우연히 발견할 수 있는 곳이 아닌 산골짜기에 있는 한 캠핑장을 예약하게 되었다.
목적지(공식 홈페이지) : 하느제캠핑장
※ 공식 홈페이지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며, 캠핏(CAMFIT) 앱 플랫폼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 한국관광공사 고캠핑(gocamping.or.kr) : 캠핑장 소개
주소 :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옥전 1길 480
(지번 :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옥전리 1131-1)




서울(시청) 기준으로는 약 「6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라 일부러 찾아올 일은 거의 없겠지만, 광주(시청) 기준으로는 약 「1시간 30분」 내로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중간에 산길로 빠지면 도로가 험하므로, 남해고속도로를 따라 벌교 IC로 돌아 나오는 경로가 훨씬 편하게 갈 수 있다. 큰길을 따라가다 보면 「천치저수지」라는 멋진 전경이 펼쳐지는데, 네이버 지도는 비록 2년 전 자료이지만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을 만큼 잘 관리되고 있었다. 도로가 좁아지는 구간이 있으니 운전 시 주의해서 통과하자.


예약한 데크 구역에 따라 후문/정문으로 진입하면 된다. 나는 앱으로 데크 「D-9 (6m x 4.5m)」 로 미리 예약했고, 관광사업자로 등록된 인증 캠핑장이라 그런지 비/성수기 상관없이 오토캠핑(데크)은 「50,000원」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 같다. 부지가 상당히 넓기 때문에 꼭 데크뿐만 아니라 인원이나 상황에 따라 파쇄석 사이트, 글램핑, 카라반등 다양하게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사이트 상관없이 이용시간은 입실시간 오후 2시 / 퇴실시간 익일 오전 11시이다.

이곳은 처음 방문한다면 한 번쯤 전체를 둘러보며 구조를 파악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산의 자연 지형을 거의 그대로 살려 캠핑장을 조성해 놓아서 대부분의 데크 옆에는 바로 주차가 가능하지만, 일부 구역은 짐을 들고 위쪽이나 아래쪽으로 이동해야 하는 곳도 있다. 그렇게 큰 불편함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 10월 말임에도 나뭇잎은 많이 떨어져 있었지만 단풍이 아직 들지 않아 가을 분위기는 덜했다. 그대로 도시를 벗어나 산속의 생생한 공기와 자연의 냄새를 맡으니 머릿속이 한결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우리가 머무는 자리에서 조금만 위로 올라가면 사무실 겸 매점이 있었다. 사장님께 이용 수칙을 간단히 설명받고 종량제 봉투도 함께 받아왔다. 옆에 간이 텐트 내부에 전자레인지가 비치되어 있어 편하게 음식을 데울 수 있다. 같은 건물 안에는 화장실과 샤워실도 있었는데, 아주 깔끔하다고 하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불쾌할 정도로 지저분한 느낌도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관리되고 있는 편이라 크게 불편할 점은 없어 보였다. 물이나 술, 간단한 간이식품 정도는 매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한 데크는 D-9, 크기는 6m x 4.5m로 성인 남성 네 명이 놀아도 충분할 만큼 넉넉한 공간이었다. 형님은 오토캠핑에 아주 익숙한 편은 아니었지만, 역시 남자들 특유의 효율적으로 움직이려는 본능 덕분인지 둘이서 30분 만에 베이스 캠핑을 완성했다. 대부분의 캠핑 장비는 가족끼리 몇 년 동안 사용해 온 것들이지만 아직도 멀쩡하게 잘 버티고 있다. 쉘터 텐트는 「GOOTOO-루이지 텐트」, 백패킹용은 「스위스알파인-베가 텐트」로, 이 두 세트를 들고 다니면 한겨울만 아니라면 사계절 캠핑도 문제없다. 지금은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단종된 제품들이라 오래되면 똑같은 장비를 다시 구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여기서부터는 캠핑장 곳곳을 산책하면서 찍어둔 사진들이다. 세세하게 촬영한 건 아니라서 전체 분위기 정도만 참고하면 좋겠다.
















A구역의 개수대는 우리가 머무는 D-9 데크 바로 왼쪽에 있어 금방 왔다 갔다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간단히 음료수를 한 잔 마시며 형님과 오랜만에 이런저런 세상만사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오후 6시쯤, 해가 금방 저물어가고 배에서도 슬슬 배고프다고 신호가 오기 시작해 저녁 만찬 준비에 들어갔다. 먹을 때는 굳이 말이 필요 없지 않은가. 아래 사진으로 대신한다.


삼겹살이라고 하면 보통 두툼하게 한 줄로 썰어진 고기를 떠올리지만, 이번엔 처음으로 「생대패 삼겹살」을 사서 구워 먹어봤다. 그런데... 오, 이거 생각보다 꽤 괜찮다. 돌돌 말린 냉동 대패 삼겹살은 금방 구워지긴 하지만 말려 있어서 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골고루 익히는 게 은근히 어렵다. 반면 생대패는 얇고 일자로 잘려 있어 굽기도 편하고, 초보자도 익는 상태가 눈에 보이니까 여러 명이 빠르게 구워 먹고 싶을 때 정말 추천할만하다. 게다가 겹겹이 쌓여 있어서 양도 생각보다 넉넉했는데, 둘이서 먹다 보니 먹는 속도보다 구워지는 속도가 더 빠를 정도였다.





여기서 또 하나, 정말 잘 선택했다고 느낀 메뉴가 바로 「어묵탕 밀키트」였다. 선선한 가을, 그리고 겨울이 다가오는 이 계절에 이만큼 잘 어울리는 국물이 또 있을까 싶다. 한 숟갈 떠먹을 때마다 몸이 따뜻해지고 마음도 사르르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인원이 많아도 생수만 더 채워 넣으면 4~5번은 충분히 우려먹을 수 있을 정도로 양도 넉넉했다. 이미 준비된 소스로 만들어진 제품이지만, 여기에 무 몇 조각만 추가해도 훨씬 상쾌하고 깔끔한 맛이 살아날 것 같다.





아... 이 글을 쓰면서도 사진만 봐도 침이 고일 정도다. 마지막 필살기는 갓김치에 고소한 참기름을 듬뿍 넣어 볶아낸 김치였다. 형님 덕분에 내 음식 레퍼토리도 조금 넓어진 느낌이다. 그동안은 그냥 굽기만 해 먹었지, 여기에 참기름을 넣어 볶을 생각을 한 번도 못했는데, 고기와 함께 쌈을 싸서 생마늘과 이 볶은 김치를 곁들이니 정말 천국이 따로 없었다. 형님도 평소엔 술을 잘 안 드시는 편이라고 했지만, 이날만큼은 시원한 맥주 한 캔을 그냥 원샷하지 않았을까 한다.
다만 뭔가 하나 빠진 느낌이 계속 있었는데, 마지막에 가서야 알았다. 고기 먹을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양파를 준비하지 않았던 것. 그게 조금 아쉬웠다. 우리가 머문 데크 위치는 바람 통로라 밤이 되니 꽤 쌀쌀했지만, 휴대용 가스히터 코베아「큐빅(CUBIC)」과 따끈한 어묵탕으로 금방 몸을 녹일 수 있었다. 스테인리스 소틸 소재라 내구성도 좋고 청소도 편해, 지금도 가을/겨울 캠핑에서 꾸준히 사용하고 있는 장비 중 하나다.

밤에 베이스 캠핑을 한 컷 찍어보니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예전에는 크레모아처럼 유명한 LED 랜턴을 사용했었는데, 밤에도 낮처럼 밝을 정도로 성능은 확실히 좋았다. 하지만 2년 정도 지나면 배터리 수명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가격도 제법 부담되다 보니 재구입은 망설여졌다. 그러다 찾은 대안이 바로 다이소의 「5,000원」「3단 밝기 조절 충전식 램프」 C타입 충전은 물론이고 잔여 배터리 표시까지 되고, 사용 시간도 꽤 오래간다. 캠핑 장비는 한 번 눈 돌아가기 시작하면 예쁘고 좋은 제품들이 너무 많아 비용이 감당이 안 되는데, LED 같은 기본 장비만큼은 다이소 제품으로 충분히 커버가 된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매너타임(오후 11:00 ~ 익일 오전 07:00)이 찾아왔다. 뒷정리는 아침으로 미루고 텐트 안으로 들어가 침낭에 몸을 쏙 넣은 뒤, 산속의 빽빽한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와 시원한 계곡물 흐르는 소리를 ASMR처럼 들으며 눈을 감았다. 그야말로 누가 업어 가도 모를 만큼 깊은 꿀잠을 잤다. 형님은 오랜만에 술을 많이 드셨는지 밤새 화장실 때문에 3~4번 깼다고 했지만... 나는 단 한 번도 느끼지 못했다.


아침에는 상쾌하게 눈을 뜨자마자 해장도 할 겸, 간단하게 먹기 좋은 라면으로 배를 채웠다. 오전 11시까지 퇴실이라 서둘러 짐을 정리하고, 그렇게 1박 2일의 캠핑은 마무리되었다. 아래는 정리하기 전 마지막 한 컷! 형님을 다시 광주에 모셔다 드리고 나는 서울로 복귀했다. 왕복만 거의 10시간 이상 운전한 셈이지만, 이런 시간도 결국 하나의 즐거움으로 승화되다 보니 몸은 조금 피곤해도 정신은 오히려 더 맑아지고 리프레시되는 기분이었다. 이후 형님이 겨울 12월 중순쯤에 한 번 더 캠핑 가자고 약속을 잡았는데, 오랜만에 겨울 캠핑이라 잘 버틸 수 있으려나 걱정반 기대반이다.
당시 글은 이렇게 썼지만 사실 3주 전의 이야기다. 요즘은 번아웃이 오면 예전보다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다시 미루는 습관이 올라와 개인적인 취미나 자기 계발도 점점 늦어지고 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진 게, 예전엔 도중에 포기하고 새로 시작하려는 습관이 있었지만 지금은 잘 안되더라도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가다 보니 블로그에도 이렇게 자료가 쌓이고, 중간중간이라도 꾸준히 이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유튜브도 해보고 싶어 장비는 이미 다 사두었지만, 아직까지도 시작하는 걸 두려워하고 있다. 미뤄둔 것들을 최대한 정리하고,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에는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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