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 더세븐글램핑카라반 캠핑(야영장) 방문 후기
- ◈『Daily』/낚시&캠핑
- 2024. 11. 9.
2024-10-11 (금요일) ~ 2024-10-12 (토요일)
오랜만에 대구에 사는 친구가 서울에 놀러 온다고 하여 어디를 갈까 고민하던 중 1년 전 글램핑 간 게 생각나서 동일하게 캠핑장에 놀러 가기로 약속이 되었다. 마침 휴가 타이밍이 맞아서 친구는 하루 전 일찍 점심에 출발하였으나 그날따라 차가 많이 막혔는지 내가 퇴근 시간 이후에 도착하였다. 밖에 나와서 한잔하고 싶었지만 내일도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데 힘들까 봐 미리 족발세트를 하나 시켜놓고 집에서 간단하게 소맥 한잔을 하였다. 예전 같으면 부어라 마셔라 했겠지만 이제 서로 나이도 있고 내일 아침 일찍 움직여야 해서 적당히 취기가 올라올때즘 정리하고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아침 화장실 가고 싶어서 일찍 눈이 떠졌는데 생각보다 숙취가 없어서 다행이었다. 아직 피곤이 남아있어서 몇 시간 좀 더 선잠을 잤다가 일어났다. 잠을 깨우기 위해 찬물로 시원하게 샤워하고, 하루 전 갈 장소를 정하고 캠핑 준비물 대부분 미리 챙겨놔서 느긋하게 출발을 하였다.
목적지(공식 홈페이지) : 더세븐글램핑&카라반
주소 : 경기 포천시 이동면 화동로 2496-22 (도평리 94)
한 5군데 알아보다가 여기가 가장 깔끔하고 편의시설이나 접근성이 좋을 것 같아서 택했는데 나중에 갔다 오고 나서 느낀 감상은 후회 없는 좋은 선택이었다. 주말(공휴일) 연박은 비싸긴 하지만 우리는 금토 1박 신청을 하여 비교적 저렴하게 예약을 하였다. 여유가 된다면 평일날 가는 게 가장 베스트이긴 하다. 가격은 달마다 계속 변경되기 때문에 자세한 금액은 네이버 예약 페이지 참고하자.
차를 끌고 고속도로로 달리던 중 친구가 해장도 할 겸 의정부에 한 유명한 부대찌개 지점에 찾아가자는 말이 나와서 바로 오케이 때리고 한 오전 10시쯤 도착을 했던 것 같다. 나중에 알아보니 「의정부 동오마을 먹거리타운」이라고 제법 유명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추동로 1번 길 입구 바로 앞에 있는 「의정부 동오부대찌개 본점」이었다.
10시부터 오픈이라 우리가 완전 첫 손님이었는데 아직 준비 중이었지만 친절하게 자리에 안내해 주시고 금방 준비한다고 주문을 먼저 받으셨다. 해장을 위해 부대찌개 2인분을 시켰다. 인당 「만원」이었는데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이것도 적당하다고 느껴지고 있다. 여기가 특이한 점이 육수를 고기나 멸치로 우리는게 아닌 순수 100% 야채 육수만을 사용하고, 의정부 정통 부대찌개 맛을 고집하기 위해 저가 브랜드 햄/소시지/민찌(다짐육)등의 식자재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잔뜩 기대하면서 드디어 나온 부대찌개!
이야.. 여기가 왜 맛집으로 소문이 났는지 알겠다. 야채 육수라고 해서 부대찌개 특유의 진한 맛이 나올까 했는데 적당히 익을 때 즘 한 숟갈을 들었는데 이 얼마나 깔끔한 맛인가?! 머릿속에서 순간 요리왕 비룡 짤에서 자주 나오는 미미(美味)가 스쳐 지나갔다. 역시 식당은 여러 개의 메뉴를 하는 곳보다 하나의 메뉴라도 달인처럼 하는 곳이 맛집이 많은 것 같다. 순수 야채 육수라 첫맛은 시원하고 싱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계속 끓이다 보면 적당히 진하고 깊은 맛이 난다.
내가 가본 다른 체인점 부대찌개는 대부분 사골육수라 바로 칼칼한 맛이 나고 처음에는 맛있지만 오래 끓이면 금방 짜다는 느낌을 받는데 여기는 그런 게 없어서 좋았다. 취향 차이겠지만 나한테는 딱 맞는 육수 맛이었다. 친구도 마음에 들었는지 그때부터는 서로 말없이 폭풍 흡입을 하였다. 한 20분쯤 지났을까 아침인데도 매나 해장하시러 오는 어르신들이 있었고 특히 포장주문을 하러 오신 손님이 많았다. 그걸 보고 우리도 캠핑장에서 먹기 위해 추가 2인분 포장 요청을 했다.
매우 흡족한 기분으로 큰 도시에서 벗어나기 전에 홈플러스에 들렀다가 나머지 장을 보고 포천 지역에 완전히 들어가기 전 도로 사거리 끝에 한 로또판매점이 눈에 들어왔다.
특이하게 마트 입구 안에 있었는데 마침 이 친구가 그 지역의 유명한 로또판매점을 들러서 사는 습관 같은 게 있어서 나도 덩달아 같이 구입을 하였다. 나중에 당첨되면 서로 조용히 챙겨주기로 약속했다. (나중에 확인 시 번호 하나 맞지 않는 회피력을 보았다.)
이대로 가다 보면 캠핑장 입실 시간보다 일찍 도착할 것 같아서 주위 관광지를 찾아보던 중 가족과 「산정호수」에 방문하던 게 기억이 났다. 잠시 숨도 돌릴 겸 가는 방향이라 주차장 근처까지 왔는데 하필 또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명성산 억새꽃축제」 시작할 때라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왔다.
주차장도 만원이고 너무 복잡한 것은 싫어서 조금 더 올라가다 보니 운 좋게 발견한 「호수 위 숲사이로 (다람쥐쉼터)」라는 카페를 방문하게 되었다. 들어가는 입구가 코너 언덕에서 내려가는 길이라 반대편에서 진입할 때는 중침을 해야 하므로 주의하는 게 좋다. 여기가 명당자리인 게 언덕 위에서 산정호수를 바라볼 수 있게 조경을 잘해놔서 커피나 디저트 하나 시켜놓고 느긋하게 숲과 호수를 바라보면 이만한 운치가 따로 없다. 주차해 놓고 직접 내려갈 수 있게 계단도 설치를 해놓았다. 여유가 있다면 꼭 호수 둘레길(총 약 4km/코스마다 다름)을 한번 돌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아직 메인 스토리를 시작하기도 전에 늘어지면 안 되니 사진으로 살짝 구경해 보자.
포천 「산정호수」는 가을에 오면 딱 좋은 관광지인 것 같다. 운 좋게 운영시간에 맞게 가면 음악분수를 볼 수도 있다. 그나저나 10월 11일에 찍은 사진인데 아직도 단풍이 들지 않고 있다. 점점 늦더위에 이상기온으로 식물들도 혼란이 오는 것 같다. 단풍이 여러 가지 색으로 물들었다면 멋진 배경을 담았을 텐데 하는 아쉬운 기분을 뒤로하고 친구는 카페 커피가 맛있다고 2잔이나 시키고 나서야 드디어 최종 목적지인 캠핑장으로 향했다. 거리는 가까웠지만 중간 산 하나(여우고개)를 넘어가야 해서 레이싱에서 볼법한 업다운힐을 느낄 수 있었다.
서울역 기준으로 거리는 가까운 편이지만 교통을 생각하면 약 「2시간 30분」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들어가는 입구가 조금 헷갈릴 수 있다. 네이버 지도 거리뷰가 3년 전이긴 하지만 당시 기억으로는 크게 바뀐 부분이 없다. 보이는 화면을 기억했다가 신호등 건너가기 전 바로 오른쪽 골목으로 빠지는 것을 기억하면 된다.
안쪽으로 쭉 들어오면 귀여운 개 한 마리 입구 앞을 지키고 있다. 천천히 손등으로 냄새 맡게 하고 다가갔더니 생각보다 순하게 바로 받아들이고 애교를 부르는 게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다. 친구랑 잠시 차에 내려 관리소에서 사장님에게 객실 이용 안내를 받고 캠핑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숯불(그릴 포함) + 모닥불(불멍) 세트「40,000원」 재료도 받아왔다. 우리가 배정받은 곳은 「VIP 프리미엄 글램핑」 17호, 바로 왼쪽에 주차도 바로 할 수 있다. 기본은 1대이고 추가 차량 1대당 「10,000원」 추가 요금이 있다고 한다. 들어오자마자 느낀 거지만 첫인상은 정말 깔끔하고 기분 좋은 배치로 사장님께서 얼마나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중간에는 수영장(냉수)+온수풀이 있다. 온수의 경우는 1년 사계절 언제든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한다고 한다. 온수를 쓴다고 비용을 따로 받지 않고 투숙객은 무료! 그나저나 국내인데 하와이 여행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연인이나 친구,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탁구대, 투호 던지기, 트램펄린, 배드민턴등 다양한 놀거리도 있다. 친구와 나는 이미 온 것만으로 지친 것 같아서 짐을 풀고 잠시 쉬면서 주위를 한번 둘러보았다. 그리고 대망의 클램핑 내부를 확인해 보자. (따라 따라 딴 어디선가 들려오는 익숙한 러브하우스 브금)
아니 웬만한 1.5룸 보다 넓고 좋잖아?! 겉만 글램핑이지 안에는 완전 일반 호텔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시설이 잘되어 있었다. 거실처럼 되어 있는 곳은 싱크대에 전자레인지 및 냉장고도 있고 식기류 대부분 구비가 되어 있다. 캠핑용 테이블과 의자도 여유 있게 4개나 있다. 방안(침실)은 진짜 호텔식 더블 침대와 이불을 제공하고 있는데 누워보니 푹신한 게 눕자마자 바로 잠이 쏟아질 정도로 편안했다. TV랑 와이파이도 제공, 바닥 난방에 에어컨(히터 겸용)도 보인다. (사장님 저 여기서 살면 안 되나요?) 맘 같아서 여기서 출퇴근하고 싶어 진다. 화장실도 깔끔하고 넓어서 좋았다. 돈만 투자하면 말 그대로 몸만 오면 될 수준이다. 친구가 흡연하고 싶다고 해서 뒤편 흡연구역과 분리수거장도 가보았다.
보기만 해도 편안해지는 구도이다. 역시 정리정돈이 잘되어 있으면 분리수거장이라도 깔끔해 보인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노지캠핑장도 이렇게 만들어서 비용을 받고 처리하는 시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계곡에도 들어갈 수 있다.
바로 슬리퍼로 갈아 신고 물에 발을 담가보았다. 크.. 확실히 10월 넘어서 그런지 물이 매우 차가웠지만 피부 따라 올라오는 상쾌한 느낌이 머릿속을 맑게 해 주었다. 안 그래도 잠시 솔솔 오기 시작했는데 굳이 커피 먹지 않아도 잠이 확 달아났다. 어릴 때 잡아서 삶아 먹었던 고디(다슬기)도 많이 보인다. 어쩐지 관리소 매장에 아크릴 채집통이 보인다 했더니 다음에 또 올 일이 생긴다면 꼭 잡아서 술안주로 먹고 싶다. 역시 포천, 강원도 근처 계곡은 물이 맑아서 걸어가도 흙먼지 하나 날리지 않는 투명함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VIP 계곡 폴딩 카라반」으로 신규 오픈도 했는데 계곡을 바라보고 있어 조금이라 더 조용하고 편하게 놀고 싶다면 이쪽을 추천한다. 가격차이도 그렇게 나지 않는다.
이제 주위 구경할 거 다하고 오후 6시쯤이 되니 출출한 느낌이 들어서 세트에 포함되어 있던 숯불을 올리기 시작했다. 슬슬 이때쯤 되니 예약석도 거의 꽉 찼고 주위 팀들도 부지런히 저녁 먹을 준비를 하고 있다. 친구는 계속 숯불을 지피고 있었고 나는 미리 사두었던 신선한 쌈채소와 삼겹살 그리고 1등급 한우! 와 같이 상차림 준비를 했다. 벌써부터 입에서 침이 고이기 시작한다. 더 이상 말이 필요한가, 사진으로 설명한다. ※ 우리는 바비큐에 쓰일 음식들을 직접 준비했지만 따로 준비하기 귀찮다면 사전예약으로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제공한다고 한다. 물론 비용은 따로 받는다.
고기야 당연한 거고 버섯도 종류별로 구워보자는 말이 나와서 그전에 새송이버섯, 팽이버섯, 양송이버섯 구이용 세트로 넣고 마트 시식 코너를 돌다가 우연히 송화버섯이 눈에 들어와서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추가로 구매하였다. 송화버섯은 뭐랄까 다른 버섯과는 다른 향과 식감을 가지고 있어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나는 가리는 게 없이 일단 버섯이라면 종류 상관없이 다 좋아한다.
2차로 대망의 1등급 한우를 굽고 있다. 이거는 진짜 영상으로 치이이익 거리는 굽는 소리를 한번 들어봐야 하는데, 친구의 고기 굽는 실력이 장난 아니다. 스테이크를 자주 구워보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거짓말 안 하고 느낌상 딱 미디엄(중간 정도)으로 구워졌을 때 한입 먹었는데, 와... 그냥 입에서 아주 살살 녹는다. 취향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너무 살짝 익힌 레어는 싫고 완전히 구운(웰던) 거는 질겨서 별로일 것 같으면 미디엄을 적극 추천한다. 아주 술이 콸콸 들어간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취기가 올라오지 않는다.
더세븐 캠핑장은 밤이 되면 글램핑/카라반마다 전구를 설치해 놔서 따뜻하면서도 감성적인 야경이 눈에 들어온다. 건너편 보이는 백운산 절경에 날씨도 맑아서 별이 잔뜩 보이는 밤하늘 아래에서 친구와 소주 한잔하는데 이게 낭만이 아니면 무엇이랴.. 오랜만에 세월 지난 이야기를 잔뜩 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더 늦기 전에 대망의 마지막 불멍을 해보자.
불멍세트는 장작 10kg, 토치, 장작화로대 구성으로 숯불세트와 따로 하면 각각 「25,000원」에 구입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화로대에 장작을 넣고 불쏘시개를 이용해 바로 토치로 최대 화력으로 불을 지폈다. 따뜻한 온기가 올라오자 갑자기 고양이 한 마리가 내 옆에 슬슬 다가와서 앉았다. 아주 자연스럽게 와서 온지도 몰랐는데 사람손을 많이 타서 그런지 만져도 얌전히 있다. 옆에 팀이 음식을 건네주어서 맛있게 먹고 마음에 들었는지 계속 눌러 있다가 만족하고 나서야 돌아갔다. 불멍을 보면서 멍 때리면 왜 마음이 편안해질까? 실제로 연구 결과에는 일정하게 모닥불이나 강물을 바라보면 심장박동수가 안정되고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어릴 때는 불장난하면 밤에 오줌 싼다는 말을 듣기도 했는데 이제 와서 불멍을 보고 편안하다고 느끼는 것은 어른이 되었다는 뜻일까? 그렇게 조금 더 친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나서 22시가 지나서야 슬슬 정리하고 하루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어차피 22시 이후 식사 종료, 23시 이후 불멍종료로 엄격한 매너타임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고 하니 과도한 술자리와 늦은 식사로 이어지는 소음을 주의하자, 경고가 누적되면 강제 퇴실을 당할 수 있다.
다음날 아침도 아주 상쾌하고 맑구나, 어제 먹다 남은 음식을 정리하고 사용한 주방기구는 아주 깔끔하게 세척했다. 정리가 끝나고 나가기 전 친구 담배타임을 가지고 관리소 사장님에게 인사하고 오전 11시 퇴실하였다. 어제 사장님과 잠시 얘기는 나누었는데 6~7년 전부터 계속해오시다가 최근 1년 전에 전 시설을 신축했다고 한다. 나는 친구와 둘이서 왔지만 연인이나 가족과 오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그날 바로 포천에서 인천 강화도 석모도 민머루해수욕장까지 바로 달려갔는데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 친구와 나는 계획 전에는 J처럼 계획을 세우고 일정이 정해지면 처음에는 정해지는 대로 움직이다가 다음 계획이 딱히 없으면 바로 P로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움직이는 두 개의 특징을 다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딱히 서로 불만 없이 논스톱으로 움직이는데 이런 점이 또 재미있다. 올해는 날씨 변덕이 너무 심해서 캠핑 타이밍 맞추기가 어려웠는데 친구가 멀리서 찾아와서 운전까지 다 해줘서 아주 고마웠다. 언제 또 이런 날이 올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이런 우정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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